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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한 Job Interview Questions

지금까지 받은 인터뷰 질문들 중 기억나는 것들과 사견들.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앞으로 업데이트 될지도…)

비 기술관련 질문들

이 회사(또는 position)에 지원하는 이유는?
: 이걸 안 묻는 인터뷰도 있을까 싶을 정도로 classic 한 질문이다. 설령 너와 나 모두가 상황을 뻔히 아는 예외적인 경우일 지라도. 경험에 따르면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깊은 인상을 주는 재능이 없다. 고작해야 ‘어떤 어떤 이유 땜에 이 일이 꼭 하고 싶어요’ 정도 밖에 답을 못하기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한 성취가 있다면 무엇인가?
: 이 질문에 대한 기술적인 답변을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이 질문을 한 사람이 같은 분야를 종사해서 매우 공감이 깊은 상황이 아니라면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기는 힘든 편이다. 더구나 비 기술자가 이런 질문을 했다면 기술적 답변으로 10덕하다는 인상을 주는것 보다 실제 경험에 기반한 답변이 오히려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의외로 꼰대 인증인 ‘내가 군대에 있을 때 말야…’ 같은 것도 국방의무가 없는 나라에서 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5년 뒤에 넌 뭘 하고 있을것 같니?
: 이 질문을 ‘뽑아주면 우리 회사에 오래 있을 거지?’로 받아 들이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것 보다 중단기 계획을 묻는 질문으로 생각하는게 더 합당하지 않을까 싶다. 포지션에 합당한 중장기 성장계획을 생각해 보자.

네가 생각하는 스스로의 강점(약점)은?
: 아.. 이건 뭐… (할많하않)

이전에 했던 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어려운 일은 무엇이고 해결 했다면 어떻게 했는가?
: 기술자와 비기술자가 모두 가능한 질문인 만큼 답변의 범위가 넓다. 경험상, 내 심각한 인격적 결함을 가릴 수 있는(?) 기술적 해결 경험을 너무 깊지 않게 답변하는 것을 선호한다.

우리 부서에 대해서 혹시 질문 있어?
: 어느 인터넷 글에선가 읽었던 것 같은데, 인터뷰 말미에 자주 등장하는 이 질문에 “아뇨, 없어요. 빨리 끝내주세요.” 보다는 “당신 조직에 관심이 있다.”는 의도를 보일 수 있는 너무 티나지 않는 질문을 한 두개쯤 준비 해 두는게 좋다는 말에 공감한다.

기술 관련 질문

Application이 화면에 display 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 봐라.
: Graphics 관련 component들과 전체적 흐름을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이다. 다른 분야에서도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자주 묻는다. 각 software component들에 대한 이해가 있고 각각이 왜 필요하고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알고 있다면 flow에 따라 설명하면 된다. Graphics의 경우 IPC, compositor, user/kernel space driver 그리고 관련 hardware의 역할에 대해 숙지해 두자.

네가 Linux distribution을 하나 만들려고 한다면 어떤 절차로 진행 해야 할까?
: 위의 질문과 같은 맥락의 전체 compnent에 대한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유형이다. 주제가 다를 뿐.

다른 OS(Windows)에서 구현된 어떤 driver solution이 있을 때 이것을 Linux에 porting 하려 한다면 어떤 절차를 걸쳐서 진행하는게 좋을까?
: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질문한 사람이 실제로 이러한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에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했었는데, driver는 OS에 따라 매우 구현이 다른 부분이고, Windows는 Linux와 매우 다른 driver model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호출하는 OS가 아닌 호출받는 driver 측에서 해결하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씨.. 그 때 그 사람은 어떻게 했는지 물어볼 껄… 궁금해 죽겠네.

Video play가 안되는 문제가 있다면 component들 중 어느 부분 부터 확인 할 텐가? 그 이유는?
: 내 답변은 디코딩 method (software/hardware decoding)를 바꿔서 제대로 동작하는 지 부터 확인해 보겠다는 거였는데 답변에 대한 피드백이 없어서 원하던 답변이었는지는 모르겠다.

Linux kernel을 어떻게 디버깅 할 것인가?
: 커널 디버거 설정 방법을 고상하게 설명한다. 마지막에 무심한 듯 고작 printk() 따위를 쓰는 애들도 있는것 같더라는 말을 덧붙인다. 현실은 그게 대부분 일지라도.

임의의 algorithm (주로 sorting)에 대해 설명하고 시간 복잡도를 설명해라.
: 질문에 등장하는 algorithm은 새로운 것보다는 이미 대학에서 배운 것들이다. 따라서 해당 algorithm에 대한 부가 설명도 없다. Algorithm들을 미리 복습해 두고 세트 메뉴 마냥 따라오는 big O notation도 숙지해 두자. 스스로 작성한 algorithm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MBE academy의 먹튀와 경찰서에서의 시간낭비

다니던 영어학원에서 추석을 앞두고 학원을 이전한다는 안내가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사가는 위치는 알려주지 않았는데 원어민 선생님들도 위치는 모른다고 했다. 이때 눈치를 챘어야 하는 건데… 막상 추석 연휴 후에는 11월 부터 시작하겠다는 문자가 왔다.

쓸데없는 디테일과 정중함은 사기의 기본. 이 때까지도 이전 장소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11월이 되서 수업 예약을 하려고 연락을 했더니  연락이 되지 않아서 혹시나 하고 학윈에 가봤더니 기자재는 모두 빠지고 붙어있는 연락처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아뿔싸!

이번엔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사업자 등록번호로 국세청에조회 해보니 10월 30일자로 폐업신고 되어있었다. 응?

이쯤 되면 인정하자. 당했다.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으니 남부교육청으로 배당되고 며칠후 연락이 왔다. 담당자의 이야기는 이 학원에 대한 여러 민원이 있었고, 현재는 영등포 경찰서 경제팀에서 이 내용을 이미 수사하고 있으니, 연락해 보라며 연락처를 주고 올린 민원을 취하해 달라고 했다.

영등포 경찰서에 연락을 했더니 결제한 카드 영수증을 가지고 방문해 달라고 한다. 책상 서랍에서 찾아낸 영수증과 함께 돈을 지불할 때 작성했던 계약서를 가지고 상담실로 가서 내용을 설명했더니 근무 하시던 분이 한참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형사: “이게전산에안뜨는데.. .. .. .. 그럼별건으로간다고요?”

‘별건으로 간다’는 건 아마도 사안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각 사건을 별도로 판단하겠다는 의미 인 듯 싶었다. 중요한 건이라고 생각했으면 하나의 증거라도 더 모으려고 하지 않았을까. 통화가 끝난 후에는 기나긴 상황 설명과 별로 중요하지 않은 질문/답변이 이어졌다. 했던 얘기를 또 묻고 또 묻던 형사 아저씨가 계약서의 날짜를 보더니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형사: “선생님이거계약하신날짜가작년 5월이네요?”
: “..”
형사: “그리고시월까지는수업받으신거고.”
: “..”
형사: “그럼이건사기로못넣어요계약을할시점에의도가있었어야하는데이경우는수업을진행했잖아요.”
: “아뇨사기로고소하고싶진않고요남은수업료만돌려받으면돼요.”
형사: “그럼여기가아니라소액심판으로가셔야지..”
: “저더러영수증갖고여기로오라면서요..”
형사: “아니그래서지금이렇게알려드리는거잖아요.”

‘귀찮은거 한건 해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형사 아저씨의 기새등등한 반전공격에 혹시나 싶어 소액심판 청구를 알아보니 약 9만원 정도의 비용과 서류 작성하러 법원에 다니는데 추가로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아서 그만 두었다. 학원 경영자가 잡혀서 받을수 있다는게 확실하다면 모를까 그냥 잃어버린셈 치자고… 잠시나마 20만원 정도 되찾을 수 있을거라고 기대했던 순진함을 질책했다.

모든게 끝나고 나서 든 생각인데.. 학원이 저렇게 문자를 보내서 인테리어 업체 어쩌네 하며 나를 안심시키고 나서 뒤로는 폐업신고 한것도 사기의도로 볼 수 없는 건가?

아직 서버 비용은 남아 있는 모양인지 MBE academy홈페이지는 계속 열려 있다. 중국어 강사인 것 마냥 오해 하게 끔 팝업창에서 광고당하는 James 선생님과 늘 반갑게 맞아 주던 작가 Rachel 선생님, 잡학다식 해서 모르는게 없던 Allen 선생님, 타국생활에 대해 친절히 조언해 주시던 Stephanie 선생님, 영어 가르쳐서 버는 돈으로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던 Peter 선생님, 90% 확률로 재계약 할꺼라고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안 보이던 Grant 선생님들께 마지막 인사도 못하게 되어서 무척 아쉽다. 덕분에 많이 배우게 되어서 고맙다는 말은 꼭 하고 싶었는데… 폐업할 때 남은 임금이나마 잘 받으셨기를 바란다.

또한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원 경영하느라 고생하셨던 Jimmy S. Han 선생님 너 이 개새끼 두고보자!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위대한 힘에는 위대한 책임이 따르는 법이란다. – 벤 파커

 

“xxx님께서 지시하신 사항입니다. 꼭 적용해 야 해요.”

프로젝트를 마무리 해야할 시기인 요즘들어 이런 ‘지시사항’들이 쏟아진다. 이 지시 사항들의 출처는 주로 ‘그 분’의 취향이며 사업자의 요구 사항문서나 스펙, 지금까지 사업자와의 협의 사항들 따위를 모조리 초월 하여 UI team의 시나리오로 정제 되어 개발자에게 전달된다. ‘[필 적용] xxx님 지시 사항’ 이라는 제목의 메일과 함께.

과연 이분은 대단한 추진력을 가지셨다. 어찌보면, 마지막 순간에도 제품이 완벽하지 않을 때면 빨간불을 켜고 ‘모두 중단’을 선언하셨다는 모 사과회사의 어떤 분과 희미하게 나마 비슷하려고 하는것 같기도 하다. 다른점이 있다면, 제품을 관통 하는 전체적인 UX에 별로 관심이 없고 지엽적인 것에 집착 한다는 사소한 차이 정도랄까…

지금의 위치에까지 올라가기 까지 무수히 많은 경험과 성공들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고, 그 자리에 어울리는 인물이기에 그 자리에 있는 거라는 것 까지 부정하지는 않겠다. 이 회사 인사 시스템이 바보 천치는 아닐꺼라고 믿고 싶으니까.

하지만 부디 반론을 허용치 않는 당신의 불도저 같은 추진력은 아무 때나 발휘하지 마시고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그것이 품고 있을지도 모를 헛점을 보완할 방안을 생각해 주시기를 바란다.

당신의 Great한 Power에는 Great한 Responsibility가 따르는 법이니까.